(서울=코리아타임스) 우지원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딸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이모(30)씨가 세간에 도는 ‘일베설'을 부인했다.
이씨는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유세현장에서 유권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던 유 후보의 딸 유담 씨와 사진을 찍는 도중 유 씨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얼굴을 밀착한 채로 혀를 내미는 포즈를 취했다. 당시의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성추행 논란이 일자 바른정당은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경찰은 이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정신장애 3급에 무직으로 조사됐으나 성추행을 비롯한 동종 전과는 없었다. 이씨는 경찰에서 "이유 없이 장난치려고 (그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씨는 세간에 극우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속칭 일베)의 회원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본인이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혼자서 홍대에 나왔다가 우연히 유세현장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글과 사진을 일베에 올리지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이 누구이며 공범이 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또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 등을 판단해 강제추행죄 적용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유 씨에게 전할 말이 없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깊은 한숨과 함께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범인의 이름과 나이, 거주지 그리고 일베 사용자라는 사실까지 모두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네티즌들의 신속한 제보 덕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가해자의 신상정보가 확보됨에 따라 유 씨는 이날 새벽 대리인을 통해 이 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예정됐던 유 씨의 모든 선거 유세 일정은 취소된 상태다.
소식을 접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회 한창민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유담씨가 큰 상처를 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충격적인 상황에서 아버지를 돕기 위해 미소를 버리지 못한 그 마음이 전해져 안타깝다.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를 떠나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국민주권선대위 여성본부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충격적인 일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성들은 일상에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경찰의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며 “외모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표현과 보도를 자제하고,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더 이상 해당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는 것을 멈추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 측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